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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_설42

숲 속에서 Pentax K20D, F5.6, 1/250초 ISO 400, 55mm(18-55) 2010-06-19, 가평 여름의 초입에 문득 나무가 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이 삭막한 도시에서 벗어나 초록의 공간에서 호흡하고 싶다. 소슬비가 내리는 주말, 어디로 가면 좋을까 생각하다 도서관 뒷길을 올랐다. 비가 많이 오면 물길로 변할 고랑을 건너며 물안개가 살작 낀 숲 속에서 우산은 거추장스러울 뿐이었다. 우산을 접고 나무 사이로 떨어지는 가느다락 빗줄기를 맞고 있으니 비가 따스하게 느껴진다. 이 곳은 고요하지만 적막하지는 않다. 빗방울 소리가 숲 속을 채운다. 토독토독 작은 파열음 사이로 저 멀리 도서관 환풍기의 소리가 섞여 이 곳은 현실에서 살짝 빗겨 있는 것 같다. 보드라운 융단을 깔아 놓은 것 처럼 보이는 .. 2010. 12. 29.
낭만주의자를 위한 시대란 어느 시대인가? ; 우리 시대의 낭만 낭만주의자는 모든 시대 속에서 마이너리티 취급을 받아왔다. 어느 시대고 진정한 낭만주의자들은 그 시대에 속하지 않은 괴짜의 역할이었다. 현실적인 '생활'에 기반하지 않은 낭만주의자들은 소유를 포기한 히피(부랑자)의 모습이거나 노동이 필요 없는 귀족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너무 많이 가져서 더 가지려고 할 필요가 없거나, 아예 가지지 않으려는 것들은 낭만주의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딴 세계의 일이었다. 가진 것, 지켜내야 할 것이 없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에 대한 소속감도 책임감도 없는 법이다. 때문에 그들은 자유가 주는 외로움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것 이외에 무엇으로도 자신을 옭아매지 않는다. 때문에 현실주의자들은 낭만주의자들을 무책임하다고 손가락질하며 '시대의 표류자'라는 이름을 붙여 주는 것이다. 그러나.. 2010. 11. 29.
신문대신 만평보기 고등학생때 논술 수업을 들으면 시사 공부를 위해 만평을 보라고 하셨다. 그렇다고 해서 그까짓 만평 보려 이 신문 저 신문 다 사볼 수도 없는 것이고, 아무래도 그 때는 왠지 시간도 없고 (분명 게임할 시간은 있었지만 뉴스 기사 찾아볼 여유는 없었던 것은 왜 일까) 별 생각이 없어서 굳이 찾아보진 않았다. 그래도 요즘은 시대가 좋아서, 만평을 한 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사이트도 있다. 뭐 대단한 사이트는 아니고 http://media.daum.net/editorial/cartoon/ 다음에서 서비스하는 만평 섹션이다. 다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모아놓은 만평이 '매일경제' '한겨례' '노컷뉴스' '국민일보' '경향신문' '미디어 오늘' 의 만평을 모아놓았기 때문에 정치적 성향이 약간 쏠려 있다는 것이.. 2010. 11. 22.
Nintendo Wii Boxing - 나는 너를 때려눕힌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폭력성에 대하여 인간에게는 본능적인 폭력성이 존재한다. 수치심, 굴욕감, 자만, 트라우마, 권위의식, 분노, 당황 등 그 근원은 다양하지만, 이런 여러 감정들은 모습을 바꾸거나 증폭되어 폭력으로 드러난다. 이를 보고 자연스럽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폭력은 필연적으로 자신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정신적, 물리적인 피해를 가져오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 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법들이 동원되어 왔다. 규율과 문화, 종교가 바로 그것이다. 문화와 종교 또한 그러한 폭력성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볼프강 조프스키의 「폭력 사회」의 구절을 빌어 말하자면 “종교는 이념(종교적 가치, 이곳에서는 사랑과 자비의 이념이라고 보자)을 관철시키기 위해 희생물을 만들어내고, 폭력을 막기는커녕 적.. 2010. 10. 27.